“당신 없는 생의 호수에 그물을 던지고
물고기가 잡히기를 바랐던 지난 나날들은
죽은 시간이었습니다.
오 주님,
이제 당신께서 그물을 채워 주소서.
그러면 저는 비로소 살 것입니다.
인생의 가장자리에 서 계신 부활의 주님,
당신 없이 한평생 수고해 보아야
우리 인생은 빈 그물이옵니다.
비록 저희 인생의 가장자리에 서 계신 당신을
지금 당장 알아차리지 못한다 하더라도
저희의 계획을 과감하게 포기하고
당신께 대한 신뢰 속에서
새로 시작하려는 각오가 설 때
저희 행위에 방향과 성취가 부여됩니다.
당신은 가장자리에 계시지만
늘 저희에게 그물을 이렇게 혹은 저렇게
던지라고 분부하고 계시기 때문이옵니다.
날마다 호숫가에서 저희를 기다리시는 당신을
바라보게 하옵소서.”
『당신 없는 인생은 빈 그물이오니』 中,
오혜령